[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최서남단의 절해고도, 가거도2편 4/20
Bundo Shin님의 글 공유16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아홉째날]
아침에 성등반도에 다시 올랐습니다.
섬등반도 위 소나무들이 거센 파도에 다 말라버렸는 줄 알았는데
아침 햇살에 나무들을 다시 보니 여린 싹을 틔워내고 있습니다.
아~~ 역시나 생명은 죽음보다 강하구나! 그 악조건 하에서도 저렇게 싹을 틔워 내는군요.
인본주의 심리학의 대가이신 칼 로저스 할배는 어릴 적 경험을 얘기해 줍니다.
이른 봄 집의 반지하 창고에 갔을 때의 경험을 말이지요.
한쪽 구석에 재여있던 감자들이 반대쪽 멀리 떨어진 창문을 향해 싹을 틔워 가고 있던 경험을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ᆢ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살려고 힘을 내지요.
우리 일상에서 수없이 보고 경험하는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경이로움 자체입니다.
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것이 안 되면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 하지요.
그렇게 보면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을 교회는 증거자라고 부릅니다.
그것보다 생명을 더 증거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이 모든 일은 생명을 지향합니다. 그것을 지금 일어니고 있는 창조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요?
창조는 그 옛날 태고적의 일이 아니라 부두에 앉아 있는 지금 제 곁에서 노니는
작은 새도 창조사업에 함께 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생명이 죽음보다 강함을 내내 살피고 걸었던 하루였습니다.
산 중턱에서는 곰취나물과 달래가 지천입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너무 많아서 조금만 얻어 가기로 했습니다.
쩝~~ 나물들이 저에게 생명과 삶을 주는군요. ㅡ.ㅡ
여기 가거도 삿갓재에서 가거도 정상 초입까지 능선을 타고 걷고
다시 삿갓재로 돌아와서 항구가 있는 1구 대리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씻고 부두에 나오고 항구 안에 물고기 떼를 만났습니다.
물 위에서 물 속에 있는 물고기의 군락을 처음 봤습니다.
유유히 함께 헤엄치는 물고기들, 그들도 지금 생명은 죽음보다 강함을 보여줍니다.
펄득 벌득 물 위로 뛰어 오르는 친구들을 동영삼으로 찍었는데 잘 나올 는지요.
가거도는 육지와 너무 멀어서 조선시대에는 그런 섬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얘기도 있고
한국전쟁 때는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지났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만큼 외딴 섬입니다.
어제 얘기한 2구 항리마을의 폐교가 오늘 아침에서야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글귀가 쓰여진 부서진 상이 이 자리가 학교 자리였음을 증명합니다.
오늘도 섬에는 바람이 참 많이 부네요.
문득 섬기행이 고행이 아니던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만남이 있으니 그또한 즐거움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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