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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7, 비교를 거부하는 독보적인 섬, 울릉도2 5/16

작성일 21-05-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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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글 공유23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7 울릉도를 떠나며]

오늘 천부성당 교중미사를 드리고 울릉도를 떠나옵니다.

오후에 주의보가 내릴 예정이라더니 배 시간이 자꾸만 앞당겨집니다.

오후 2시 배가 오후 1시로, 다시 12시 30분으로, 다시 12시 15분으로요.

주의보가 떨어지기 전에 출항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상예보를 보니 오후 1시부터 동해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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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에 바뀐 풍경이기도 하지요.

이전에는 배를 타면 신분 확인을 하지 않았었는데요.

그리고 승선 인원보다 몇 명 더 태우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신분 확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화번호도 확실하게 알려줘야 하고요. 승선 인원도 정확하게 지킵니다.

이것이 다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이 있었기에 바뀐 우리 사회의 한 풍경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좀 더 한 발짝 내딛는 것이 누군가의 죽음과 아픔 위에 있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고맙기도 합니다.

산업현장에서의 희생도 사라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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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을 피하기 위해서 배가 포항 항로로 오지 않고 울진 쪽으로 와서 바다 연안을 따라서 지금 내려가고 있습니다.

강구쯤 지났으려나요. 여전히 파도가 거세게 배를 강타합니다.

섬에서의 들고 남은 항상 바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인간의 나약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겸손함을 배웁니다.

성당에 비치되어 있는 울릉도의 옛날 모습 사진첩을 보다 보니

자연에 순응하며 살 수밖에 없었던 울릉 옛사람들의 노력들에 마음이 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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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도로도 낼 수도 없었던 시대, 바다 절벽 아래 바위를 깨고 몽돌을 모아서 옹벽을 쌓고 길을 내던 모습들,

그 길 위를 손수레를 몰고 다녔던 고단함이 절절하게 와닿습니다.

그래도 삶은 항상 숭고하였으니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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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천부성당에서 주임을 할 때 총회장님 내외분도 참 많이 약해지셔 계십니다.

미사를 드리고 작별인사를 드리려고 하니 안젤라 자매님께서

다음에 오시면 “내가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시니 마음이 더 찡합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저랑 울릉도에서 잠시 같이 살았을 때 안젤라 자매님과 참 친하게 지냈었더랬지요.

어머니께서는 이제 이것저것 기억도 못 하시고 안젤라 자매님은 할머니가 되셔서

걸음 옮기는 것도 힘들어하시니 쇠약해져 감의 애잔함 또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활 신앙을 간직하고 있기에 그리 어둠 속에 앉아 있지는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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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동안 울릉도 안에서 갈 수 있는 길들을 다시 사부작사부작 다녀봤습니다.

그래도 참 다행한 것은 그동안 그래도 날이 나쁘지 않아서 그럭저럭 다닐 수 있었음이 고마운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서만 산다는 솔송나무 할아버지, 주목 나무, 섬잣나무도 만났고

다음에 올 때도 그 자리 그대로 있기를 희망하고 나무들에게 인사를 나눕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행성의 아름다움과 역동에 감사를 드리며 이제 포항으로 들어섭니다.

배 안에서 멀미하고 힘들어하신 모든 분들, 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이런 파도를 건너면서 먼바다를 건너온 선라이즈호도 대단하고 선장님도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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