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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9, 어! 푸르네(靑)?? 어청도 5/23

작성일 21-05-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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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글 공유24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9 둘째날]

1월 중순, 엄동설한에 연화도로부터 시작된 섬기행이 어느듯 찔레꽃이 만발한 초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며칠 전이 소만이라더니 정말 나무들도 잎을 가득 피웠고 땅바닥에도 온갖 풀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온천지가 가득합니다.

땅에서는 여름에 느낌직한 열기도 느껴집니다.

여름이 가까이 온 듯 하네요.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섬기행을 마무리하고자 하였으나 분도의 희망사항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섬들을 많이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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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하순에 들어오려고 했던 어청도를 이제서야 들어왔습니다.

군산에서 들어오는 어청도는 3주 전에 비오고 해무가 내려앉아 포기했었지요.

그 사이에 울릉도 다녀오고 이제서야 들어왔습니다.

어청도는 중국 제나라의 재상 전횡 장군이 "어! 푸르네?" 라고 감탄하였다 하여 어청도라고 부릅니다.

어! 푸른데? 청? ㅋㅋ

BC 202년, 초나라의 항우가 한나라의 유방에게 싸움에서 진 후 자결하자 전횡은 의지할 데를 잃어버렸습니다.

전횡은 형제 둘과 측근 몇 명, 부하 500명을 데리고 돛단배를 타고 황해로 탈출합니다.

망망대해를 3개월이나 헤맨 후 옅은 안개 속에서 푸른 섬을 하나 발견했다고 합니다.

3개월 만에 발견한 섬이니 어찌 기쁘지 아니했을까요? 그리고 그 섬이 어찌 푸르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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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어청도는 나무가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섬에 불이 났나? 아니면 섬사람들이 전부 베어다 땔감으로 썼나?

궁금하던 차에 여쭈어보니 나무병이 돌아서 나무가 거의 죽었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좀 이상하긴 하네요.

지형이 험한 곳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걸 보면

꼭 병충해 피해로 나무가 다 사라진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나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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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에는 해발 190m의 당산이 있습니다.

당산에는 백제시대부터 전횡 장군을 모셨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백제시대에는 왜구를, 고려,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해적들로부터 섬을 지키는 봉수대가 있습니다.

지금은 해군의 레이더 기지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옛부터 한반도 북쪽에서 내려오는 배나 중국 산동반도에서 한반도로 오는 배나 대부분

어청도를 지났기에 어청도 등대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했습니다.

1912년부터 불을 밝힌 어청도 등대는 그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등대로서 등대 안의 계단도

옛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청도 등대에서 사진 찍어준 아가씨가 사진을 참 잘 찍네요^^

멋진 사진에 감사를~~ 이글을 볼 가능성은 제로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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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5월이라 그런지 토요일이라 그런지 섬에 들고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섬여행 중에 산에서 사람을 제법 만난건 처음인거 같네요.

어청도는 산 능선으로 걷는 길이 주 행선인데요.

능선 중 해막넘쉼터에서 맞은 편에 보이는 어청도의 자락이 한반도 지형을 닮았습니다. 그렇게 보이시나요?

한반도 윗쪽이 선명하게 보여지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청도 산행의 키포인트는 마지막에 자리잡은 독우산입니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독우산에 서면 어청도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상쾌한 바람이 반겨줍니다.

어청도는 알파벳 C자가 아래로 놓여 있는 모양이고 방파제가 바깥, 안 둘이라 항구 마을 안의 바다는 호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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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물아쳐도 항구 안의 바다는 잔잔한 듯 합니다.

그러니 항구 안에 멋진 산책길이 깔려 있고 이 데크길이 망가지지 않고 보존되어 있습니다.

데크길 끝 즈음 언덕 위에 예수성심상이 보입니다. 어청도에 공소가 있었네요.

반가움에 둘레길 말미에 예수성심께서 팔을 벌리고 반기시는 공소로 올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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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공소가 ㅠㅠ 지난 여름 이후로 문을 닫았네요.

어떻게 아냐구요? 공소 탁자에 놓여있는 매일미사책이 2020년 7월이거든요.

그동안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 거미줄 쓸고 곰팡이 냄새 맡아보면 그렇습니다.

마음이 휑하니 쓸쓸합니다.

어청도 초등학교도 올 3월에 폐교를 했더군요.

학교 정문을 멋지게 지키고 있는 향나무 연리목을 남겨두고 학교는 문을 닫았습니다.

아이들이 몇 개월 떠났을 뿐인데 벌허 학교 운동장에는 잡초만 가득하여 마음을 아득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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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군산으로 나갑니다.

들어올 때 2시간 40분이 걸렸으니 나가는 길도 그 정도는 걸릴테지요.

군산은 일제 강점기 때 김제평야의 곡창 지대를 수탈하기 위해 만든 항구입니다.

우리 서해의 목포와 군산이 대표적인데요. 군산은 개항기의 모습이 목포보다 좀 더 많이 남아 있는 듯 합니다.

다음 기회에 군산시티투어를 한번 다녀봐도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대구에서 군산으로 오는 길도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고원에 놓여 있는 맑은 장수, 진안부터 평야가 시작되는 익산과 김제도 하염없이 걷고 싶은 곳이 되었고

장활한 새만금도 자전거타고 한번 이리 저리 다녀봐도 좋겠습니다.

선유도 바다 곁에 우뚝 솟아 있는 두 개의 거대한 바위 아래 서 보는 것도 멋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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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울릉도에 다녀오니 우도에서 손편지가 와있네요.

우도에서 만난 우도초 교장쌤 세실리아 자매님에게서요.

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함꼐 하신 우도 망월봉에서 보름달, 바닷물 빠진 해변가에서의 해루질 구경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제 군산으로 나가면 저녁미사 참례하고 곧장 대천으로 올라갑니다.

대천에서 내일 아침 일찍 외연도 배를 탈까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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