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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9, 보라색 달의 섬, 자월도 5/24

작성일 21-06-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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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글 공유26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9 넷째날]

벌써 그늘의 시원한 바람이 반가운 때입니다.

우리나라 24절기의 기준은 중국의 하북지방이라고 하지요?

소만이 가득참을 뜻하는데 이때가 바로 나무의 잎들도 가득하고

바닥의 풀들도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짐작합니다.

4월 하순만 하여도 갓 돋아난 연두색이 산을 덮었는데요.

몇 주 상간에 그만 푸름이 짙어져 갑니다.

걷다보니 왜 큰 가득참, 대만이라 하지 않고 작은 가득참,

소만이라 옛사람들이 일컬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논과 밭은 파종과 모내기가 막 시작이거나 끝나서 아직 흙이 드러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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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한 달 정도 더 지나면 진짜 푸름이 가득 찰테지요.

그리고 그다음은 열매를 영글게 하는 일이 남았을겁니다.

최고의 정점에 도달하면 내려오는 일만 남겠지요.

내려가기 위해 열매를 맺고 그 열매는 땅으로 내려오기 위해 고개를 숙입니다.

모든 열매가 결국 그러하네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있는 열매라는건 없듯이요.

그러고보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인생의 최고 정점에 도달하면 이제 내려가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는 뜻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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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각자 인생의 최고 정점은 언제일까요?

저의 정점은 언제일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일단 신체적으로 정점을 지나면 몸이 다르다는게 느껴집니다.

여기 저기 고장이 자꾸나고 피부탄력도 떨어져 엎드려 자고 난 뒤 얼굴에 찍힌 자국도 쉬 없어지지 않네요.

머리카락도 자꾸 빠지고 ㅠㅠ 이때가 고개를 숙일 때이다 생각이 듭니다.

열매까지는 모르겠지만 고개마저 숙이지 못하면 닦해 보일테지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다들 정점을 지났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보고 있는데

자기 혼자만 뻗대고 있으면 안 딱해 보일리가 있나요?

그렇게 시간은 열매를 준비합니다. 시간 속에 있는 우리도 그러하지요.

부모의 열매는 자식일 것이고 공부하는 사람의 열매는 학식이고 하느님 향하는 사람의 열매는 덕이겠지요.

그러니 정점을 지나 노쇠가 눈 앞에 다가온다 하여도 너무 아쉬워할 일도 아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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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계절은 푸름을 더해갑니다.

저는 어제 드디어 안산 대부도에 도착했습니다.

대부도 방아머리항에서 인천의 섬들로 향했습니다.

오늘 도착한 섬은 보라색 달의 섬 자월도입니다.

안개가 자주 끼여 달을 보면 자줏빛으로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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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섬들은 모래가 예쁩니다.

한강이 품고 온 모래들이 이곳 섬에 차곡차곡 쌓여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만들었겠지요?

한반도 백두대간의 흔적이 여기서 쌓여지고 다져지고 있네요.

럭셔리하고 야심차게 멋진 자월도 모래사장에 텐트치고 하루 묵으려고 했건만

면사무소에서 텐트 금지라고 자꾸 방송하고 어르신들도 눈치 주시네요.

포기하고 민박으로 마음먹었습니다. 어차피 자전거는 갖고 들어왔으니 섬 한 바퀴 라이딩했습니다.

자월도는 숲이 멋진 섬입니다. 뱀도 많네요. 두 마리나 만났는데 잘 가라고 터치해 줬어요.

마을길 돌고 임도도 돌고 30km는 걷고 타고 했습니다. 바다와 숲! 어울리지요?

그리고 자월도 앞바다에 보라색 달이 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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