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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10, 큰섬 작은섬, 대청도와 소청도 6/11

작성일 21-07-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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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글 공유36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10 일곱째날]

어제 백령도와 대청도에는 비가 정말 미친듯이 왔습니다.

아침에 성당 가는 길지 않은 길에 등산화가 다 젖어버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바다는 조용해서 배는 떴습니다. 저는 덕분에 대청으로 넘어올 수 있었고요.

그리고 또 덕분에 하루 쉬는 여유도 부릴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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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대청에서 가보고 싶었던 산길을 걸었습니다.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을 종종 국사봉 혹은 당산이라 부릅니다.

당산은 산에 당집이 있어 당신을 모시는 산을 뜻하지요.

대청도의 최고봉은 국사봉이나 당산이 아니라 아니라 삼각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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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한양의 진산인 삼각산과 같은 이름으로, 황제가 머물렀던 곳이기에 붙인 이름이지요.

그 황제는 지금부터 900년 전, 원나라의 마지막 황제 순제가 머물렀다는 역사가 남아 있습니다.

황제 즉위 전 계모의 모함으로 대청도에서 100여 명의 신하들과 함께 1년간 유배생활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청도의 제일 높은 산은 삼각산으로 불립니다.

해발 343m로 서해 5도의 섬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해발 343m? 그게 뭐 높을까 싶겠지만 출발이 해발 0m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만만한 산은 아니지요.

실제로 대청도 삼각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거칠기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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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작하지도 못한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서 서둘렀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그때부터 땀이 멈추질 않네요.

계곡의 맑은 물들도 비 온 다음 날답게 괄괄 넘쳐흐릅니다.

비온 뒤라 선선할 줄 알았는데 바다에서는 해무가 끊이질 않고 밀려오고 덕분에 땀도 줄줄 온 몸을 적십니다.

그렇게 한시간을 열심히 오르니 정상이네요. 역시 길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산에서 맡는 풀내음은 모든 고생과 불편함을 잊게 하고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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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파르게 산을 내려오기를 한 시간.

이제는 서풍받이반도가 시작됩니다.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이 반도는 사암이 열과 압력으로 변성된 규암으로 구성된 멋진 벼랑길입니다.

한 시간 넘게 한 바퀴 돌고 길로 나서니 관광차 한 대가 서 있습니다.

부탁을 드리니 동승을 허락해 주시네요. 정말 다행이죠?

그 여파로 서풍받이의 반대편 옥죽동 모래사막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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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사막이 있어요. 여기 대청도 옥죽동에요.

길이 1km 폭 600m 높이 30m 모래사구이지만 형상은 사막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막에 사는 베두윈족이나 사하라 인근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들으면 코웃음치겠지만

사막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이 촌놈에게는 그것 자체가 경이로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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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막 한가운데 낙타 조형물을 만들어 놓으셨네요.

한층 더 멋이 납니다.

그리고 거칠게 걸어서 농여해변으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미아동해변 사이에는 나이테바위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수억의 시간 동안 이 바위는 바다에서 솟아났을 것이고,

비바람에 깨지고 나뉘어지면서 지금의 꼴을 갖추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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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50분 배를 맞추려다보니 오늘 낮은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정신도 없이 움직였습니다. 허겁지겁!

어떻게 하다보니 겨우 겨우 배를 타고 소청도로 나왔습니다.

대청도를 오전 반나절만에 나름 돌아본 셍이 됐습니다.

땀에 범벅은 되었고 배는 고프고, 불과 몇 시간 사이에 몰골이 거지 행색입니다.

그래도 제 영혼은 더 편안하고 단단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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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100가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소청도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를 잡고 간단히 땀을 씻고 잠시 쉬었다가 소청도 분바위를 소개받고 자전거로 또 산길을 오르고 내리고 갔습니다.

그냥 그런 바위인 줄 알았는데요. 알고보니 정말 중요하고 큰바위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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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바다에서 고기잡다 보았을 때 마치 흰색의 긴 띠가 섬을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하여

월띠라고도 불리는 분바위는 그 색이 하얗기 때문에 마치 바위에 분을 바른 것처럼 보입니다.

월띠인 분바위는 신원생대(10억 년 전 ~ 5억4천만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들이 높은 온도로 구워지고

높은 압력으로 뭉쳐서 대리석으로 변하여 만들어진 지질명소입니다.

이 분바위 층 사이사이에는 마치 굴껍데기처럼 생긴 암석층이 있는데,

이 암석층은 과거 지질시대에 활동한 남조류 박테리아들의 흔적이 굳어져 만들어진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으로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평가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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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멋지게 바위에 와 닿고 해무는 온통 섬을 덮고 있는 밤입니다.

그러고보니 이곳 서해에 사시는 분들은 해무가 좀 싫겠다 싶습니다.

해무 때문에 배도 끊기고 습도도 높아지니까요.

동풍이 불면 괜찮아지려나요?

좀 전 뉴스를 보니 백령 대청 소청의 섬 날씨 기록 중 5월 강수량이 어제가 최고였다네요.

대단한 비였습니다. 어제 잠 설치고 오늘 강행군을 하고나니 몸이 녹다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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