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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캐나다 록키 트레킹 - Wilcox Pass Trail, Parker Ridge Trail to Saskatchewan Gla…

작성일 21-10-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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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포스트 코로나 해외여행기 공유6탄 입니다~!


[캐나다 록키 트레킹 - Wilcox Pass Trail, Parker Ridge Trail to Saskatchewan Glacier]

 

이제 재스퍼에서 캘거리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장장 530km를 운전해서 가야 합니다.

이 구간이 일전에 말씀드린 그 유명한 Icefield Parkway입니다.

Icefield Parkway의 중간 정도의 지점에 위치한 아이스필드는 전체적으로 통칭하여 골롬비아 빙원을 이야기하는데

이 빙원의 크기가 서울의 절반이라니 상상이 되시나요?콜롬비아 빙원은 여러 다른 이름의 빙하들을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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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에서 출발하여 2시간 정도 달리면 가장 상징적인 Athabasca 빙하에 도달합니다.

사실 골롬비아 빙원은 빙하기에 여러 차례 평창과 수축을 반복했습니다.

그러길 반복하다 5만 년 전에는 지금의 캐나다의 거의 대부분 지역이 여러 번 빙하에 덮였습니다.

그리고 이 콜롬비아 빙원은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빙하 중 하나이지요.

캐나다의 대부분 지역이 빙하로 덮여 있던 5만 년 전의 시대를 작은 빙하기라고 합니다.

지금 Athabasca 빙하가 사람들이 처음 발견했을 때가 1840년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지금의 위치보다 2Km나 더 멀리 빙하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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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빙하를 보기 위해서 Wilcox Pass Trail에 들어섰습니다.

천천히 거대한 가문비나무의 숲을 오르다 보면 거의 그렇듯이 수목한계선에 도달합니다.

더 이상의 고목들은 보이지 않고 나무의 키가 작아집니다. 아마도 찬 바람과 짧은 성장 기간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아래에는 절벽에 가까운 벼랑이 나타나고 이제는 눈밭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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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오르다 보면 이제 나무는 완전히 사라지고 완전히 눈밭이 나타나고 거대한 평원이 드러납니다.

이 구릉을 미끄러지면서 계속 걷다 보면 드디어 거대한 벼랑 끝에 서게 되는데 맞은 편에 아타바스카 빙하가 거대한 위용을 드러냅니다.

세찬 눈보라가 휘몰아치더니 아타바스카 빙하 맞은편에 서서 5분 정도를 기다리니 언제 눈보라가 휘몰아쳤는지 하늘이 개이기 시작하고 빙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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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거대한 호위무사를 거느리듯 Athabasca 산과 Andromeda 산, Snow Dome 산, Kitchener 산들이 지키고 서 있습니다.

빙하 아래에 길게 뻗어 있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보면서 한참이나 돌아서질 못합니다.

그래도 돌아가야 하기에 발길을 되돌려 내려오는 길에 산양들을 만납니다. 저와 눈을 잠시 맞추더니 그냥 무심히 제 할 일을 하는 듯 풀을 뜯습니다.

그 뒤로 절벽과 같은 언덕 위에서 2마리나 더 나타나 여전히 무심히 지나갑니다.

이곳의 야생동물들은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이 아마도 자기네 땅에 또 다른 동물이 같이 있구나 라고 무심히 여기는 듯한 모습이 참 록키스럽습니다.

심지어 새들도 바로 사람의 눈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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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을 Wilcox Trail을 걷고 나서 이제는 아타바스카 빙하 가까이 가봅니다.

1,890년부터 2006년까지 빙하가 있었던 자리에 숫자 표지판을 설치해 뒀습니다.

1,890년에는 빙하가 여기까지 있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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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Saskatchewan 빙하를 만나기 위해 Parker Ridge Trail로 오릅니다.

역시 수목한계선 위로 올라가 능선을 걷게 되는데 이 능선 끝에 서면 바로 저 멀리 한반도를 닮은 Saskatchewan 빙하가 펼쳐집니다.

이 역시도 가만히 살펴보면 백여 년 전 빙하가 어디까지 살아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흔적을 발견합니다.

나무가 없고 돌무덤이 가득 펼쳐진 곳이 바로 빙하가 있던 곳이지요.

이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물의 흐름 방향 앞쪽으로 큰 언덕들이 펼쳐지고 있어 갈 곳이 없습니다.

이런 경우 아마도 당연히 빙하의 계곡물이 바위 밑을 뚫고 흐르면서 협곡을 만들어 냈을 것입니다.

좁고 깊은 협곡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래쪽 물길이 지나가는 곳은 넓어질 것이고 수천 년이 지난 다음에는 또 다른 거대한 협곡을 만들어 내겠지요.

자연은 그런 힘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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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눈밭을 헤치고 Parker Ridge를 오르고 보니 그만 시간이 제법 많이 늦어졌습니다.

다시 산을 내려가 이제는 캘거리로 가야 합니다.

이 Parkway 400여km를 운전하는 동안 마을을 거의 하나도 찾을 수 없었으니 말하자면 부산에서 서울까지의 거리 동안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말이 됩니다.

중간에 여행객들을 위한 롯지나 캠핑장 말고는 야생의 생물들을 위한 땅인 셈이지요.

그들 야생의 땅에 사람들이 잠시 발을 들였다가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이 엄청난 땅이 야생을 위한 공간으로 보존될 수 있는 것도 놀랍고 고맙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록키에 길을 하나 내는 것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면서 낸다고 하니 캐나다 사람들이 새롭게 보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따라 사는 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곳에 와 10일 동안 듣고 본 그들의 모습은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그들의 사회적 시스템과 그들의 관대함과 여유로움은 제가 생각하는 캐나다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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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들을 미국과는 다르게 만들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질문입니다.

좀 더 자세히 들어보고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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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다시금 3시간 반을 운전해서 캘거리 사제관에 도착하니 몸이 완전히 녹다운되었습니다.

6시간 트레킹에 6시간 논스톱 운전!

무사히 캘거리 도착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주일 미사도 잘 드릴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내일은 산악대장님께서 같이 좋은 곳에 트레킹 가자고 하십니다.

아마도 당신이 아껴둔 곳일 테니 또 다른 절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한국은 아침 8시가 다 되어 가네요. 월요일 아침이지요? 이곳은 주일 오후입니다.

한국의 날씨가 참 좋다고 들었습니다. 보름달 휘영청 뜬 추석 전날이 되겠네요.

어머니께서 건강하실 때 항상 같이 추석 전날 보름달 보며 산책하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며 어머니 생각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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