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코로나 시대 스푼의 여행 > 윌리 이야기 | 세상에 하나뿐인 여행 :::브라이트스푼:::

작성자윌리

With 코로나 시대 스푼의 여행

작성일 21-09-07 13:51

결국 Post 코로나가 아닌 With 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궁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 감출 길이 없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이후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었던 국내 여행 마저도 멈춰야만 했기에 사실상 지난 수개월의 시간은 불운의 악몽과도 같은 감금의 시간이었습니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모호한 규정과 우매한 옥죄기의 연속으로 깊어진 상흔의 치유는 결국 각자의 몫인 거고 먼지 주머니 속 뒹굴던 쓸모 잃은 동전 하나 적선하듯 뿌려 대는 예산에는 위정자들의 알량함만 묻어 있을 뿐입니다.
거리두기를 다소 완화 했다고는 하나 역시나 어떤 명분도 근거도 없는 급급한 원성 달래기라서 찜찜하고 유쾌하지 못한 기분은 지난 번복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으나 벌써 두 해의 봄과 여름을 속절없이 떠나 보낸 터라 지금에선 오는 가을까지도 안타깝게 놓치고 싶지 않기에 정부 기준에 부합하는 최소 인원으로 팀을 꾸려 본격 여행에 나설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늘 후지산은 지난해 보다 무려 21일이나 빨리 雪(설)화장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우선 국내여행은 청명하고 풍성한 가을 빛 들판과 하늘, 달콤한 단풍 숲길, 담백한 제철 음식들을 골고루 담아 정부의 코로나 접종완료 기준을 충족한 최소 6명, 최대 8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매주 장소를 바꿔가며 출발하고 싶습니다.
당분간 여행객이 몰리지 않는 평일을 주로 택할 것이며 계절성과 지역색이 뚜렷한 곳을 우선으로 하되 인파가 많이 몰리는 시간과 장소 피하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추석연휴 이후 꽃무릇, 백령도와 대청도, 강원도 깊은 산 골짜기 오색단풍, 사과 향기 가득한 문경과 청송으로 꼭 떠날 생각이며 누구든 단독으로 6명 이상의 인원이 충족된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날짜와 장소를 선택해 연락 주시면 됩니다.

최근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에 나섰던 스페인 지인에 따르면 유럽 각지에서 모여든 순례자들로 숙박 예약이 어려울 만큼 코로나 이전 수요를 회복했으며 완주증을 받기 위한 산티아고 대성당의 대기 줄이 수백m에 이르러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순례자들이 보이지 않는 점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고 합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EU회원국들은 이미 한국인 코로나 접종완료자에 대한 격리 방침을 해제했으며 입국시 72시간전 PCR 검사 음성 확인서만 제시하면 인원과 지역, 거리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물론 귀국 후 자가격리도 면제됩니다.
이에 스푼도 해당 나라의 코로나 신규 확진 및 백신접종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숙박과 관광시설, 교통, 음식점 등의 운영 실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우리가 함께 떠날 수 있는 타이밍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까지는 현재로선 예측 불가능한 먼 이야기이며 보장된 우리 모두의 일상과 희생, 감내에는 지극히 한계가 존재하는 바 신속한 백신 접종과 현명한 With 코로나의 판단과 선택만이 안전하고 자유로운 일상의 행복을 효과적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결국 스푼의 With 코로나 시대 여행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나 오히려 코로나 이전의 여행보다 헐씬 다양한 재미와 행복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부디 이 가을의 끝자락엔 한걸음 한걸음이 기쁨과 감동으로 부서질 까미노 데 산티아고와 비취 빛 영롱한 가루다 호숫가에서 희열의 생명수일 달콤한 와인 한잔과 함께 Begin again(다시의 시작)을 노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