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가면 어떻하나 원통해서, 스푼의 첫 인제 여행~
해 저문 소양강 강 바닥을 반쯤 드러낸 건조한 가뭄에도 산 높고 골이 깊은 인제의 계곡과 하천에는 언제나 생명의 물줄기 흘러 좋습니다.
그 물길의 곡선을 따라 놓인 국도를 달릴 때면 일부러 차 창은 활짝 열고, 가속 패달은 느슨하게 풀어주며, 어느 쪽이든 여유있는 한 쪽 손을 창 밖으로 밀어내 실컷 바람을 느낍니다.
빨리 내달릴 수 없이 구불한, 추억과 느림을 유도하는 하천변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인제 여행의 특별한 재미입니다.
그리고 햇님의 선회에 따라 굴곡의 명암을 달리하는 산골의 하루는 우리들 삶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윌리의 답사여행 컨셉을 조금 바꾸어야 겠습니다.
가을까지 우리땅을 모두 둘러보고 싶다는 어설픈 포부는 이 시간 이후로 깨끗히 접고, 매년 계절별로 여러번 다녀왔던 오제습원(尾瀬湿原) 사계절 감동처럼 가도,가도 또 마음이 끌리는 곳이라면 마다 않고 언제든 그곳으로 떠나야겠습니다.
그리고 자주 오가는 좋아진 길목엔 언제나 그동안 함께 했던 행복과 그 순간의 사람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지날 때마다 훈훈함이 더해져 여행의 맛은 그만큼 깊어집니다.
결국 여행의 감동과 재미는 사람이란 걸 이번에도 실감했고, 지독한 코로나의 비사회적 순간이라서 더욱 달콤했습니다.
이번엔 인제 천리길 구간 중 용대삼거리에서 시작되는 "마장터 가는 길"과 천상의 화원이라는 점봉산 곰배령, 그리고 걷기 편안한 한석산 임도를 차례로 걷고 돌아왔습니다.
한석산 임도를 제외한 모든 길은 졸졸 계곡 물길을 따라 걷기 때문에 바람소리와 새소리, 물소리의 협연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 처럼 인제 여행은 높고 깊은 산과 계곡, 향긋달콤한 공기가 일체라서 언제 어느 곳에 차를 멈추고 걷더라도 그 청량감을 가감없이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 이름대면 "아~ 거기 좋지!" 하며 여러분 공감을 일으킬 곳들이 즐비하기에 당분간 인제로 떠나는 여행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대암산 용늪, 아침가리 계곡, 미선 개인약수, 백담계곡, 원대리 자작나무 숲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오색약수)
아, 그리고 개울에서 첨벙첨벙 물고기도 잡아 구수한 매운탕도 끓여 먹어야 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마지막까지 응원해 준 하늘(날씨)에 고맙습니다^^
윌리의 다음 여행은 6/18 사랑스런 남해바다의 바래길, 6/24 태백 만항재와 두문동재 ~ 대덕산 야생화 구간을 다녀옵니다.
그리고 다음 인제 여행은 7/4에 떠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함께 하셔도 좋습니다. 아울러 대략의 여행 일정은 공지한 해당일 행복여행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지그재그로 계곡을 여러번 건너면서 오르는 완만한 경사길, "인제 천리길 구간중 7-2 마장터 가는 길
반환점엔 두 계곡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있는데 여유롭게 앉아서 쉬기 좋았고, 숲해설사님이 즉석에서 끓여낸 커피도 일품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인적이 없어 숲과 계곡을 우리가 완전히 독차지 한 느낌이었다.
곰배령, 점봉산 분소(귀둔리 주차장)를 왕복하는 코스를 우리는 선택했다.
등산에 준하는 다소의 표고차와 마지막 부분의 급경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코스는 안전하고, 놀라울 만큼 숲은 우거지고 제법 경쾌한 양의 물이 흐르는 계곡을 연해 걷기 때문에 너무나 좋았다.
왕복하는 코스라서 체력에 무리가 된다면 각자 쉬거나 자유롭게 돌아올 수 있어 안심
이번 여행의 보석같은 야생화 요강나물
곰배령은 공생이다
푸르른 신록과 수줍은 야생화의 곰배령
(야생화의 절정은 7월 말에서 8월 초)
매일 보는 하늘과 석양이지만 인제의 것은 특별하다?
아니, 우리가 함께하는 소중한 순간이니까 특별하다!
곰배령 하이킹 후 필례온천 게르마늄 온천욕으로 피로를 싹, 온천밥상에서 삐루 한잔과 실속있게 정갈한 저녁식사
인제 스피디움, 딱 스푼 스타일의 여행에 최적!
한석산 임도를 가볍게 걸으면서 또 하늘에 감사~
그리고 한계령과 남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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