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해남, 강진
갈대꽃
논물을 대는 개울을 따라,
이 가을빛을 견디느라고
한숨이 나와도 허파는 팽팽한데
저기 갈대꽃이 너무 환해서
끌려가 들여다본다, 햐!
광섬유로구나, 만일 그 물건이
세상에서 제일 환하고 투명하고
마음들이 잘 비취는 것이라면...
그 갈대꽃이 마악 어디론지
떠나고 있었다
氣球 모양을 하고,
허공으로 흩어져 어디론지
비인간적으로 반짝이며,
너무 환해서 투명해서 쓸쓸할
것도 없이
그냥 가을의 속알인 갈대꽃들의
미친 빛을 지상에 남겨두고.
한동안 뜸 했더니 윌리의 안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둔한 저에게는 참으로 고맙고 과분한 은혜입니다.
여행은 어쩔 수 없는 윌리의 천직인 것이, 계절의 빛깔이 그리고 바람의 온기와 향기가 바뀔 때마다 잠자코 틀어박힌 한시라도 몸서리 치게 견딜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좀더 큰 소리로 “우리 모두 떠나자구요!”라고 소리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야속하지만, 겉넘어 가는 지금 이 세월의 끝도 머지않았겠지요.
절정의 순간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더 깊어진 계절의 순간을 기대하고 상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차려 내 온 찬 하나하나가 밥도둑인 맛깔 난 전라도 밥상과 그에 걸맞는 막걸리 한잔도 매일 누릴 수 있어 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천국이었습니다.
먹거리의 예찬과 감동은 상상에 맡기고 엿보았던 몇몇 순간의 가을빛을 소개합니다.
행복은 항상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해남, 땅끝, 바다
해남 송지면의 석양
송지면 증도, 모세의 기적
보길도 세연정
보길도 동천석실
보길도 망끝전망대
해남 갈두항 앞바다 전복 양식장
황혼 무렵의 미황사 그리고 달마산
대흥사 장춘숲길을 걸으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