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여행5, 겨울 홋카이도 여행의 낭만, 기차여행~
실컷 춥고 눈도 옴팡지게 내리는 겨울을 무사히 지내야만 새로 맞이할 봄날의 광영이 더욱 아름답게 감동적일 것이니 기꺼이 참고 견뎌 낼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여행도 계절을 타는 것이라서 때가 되면 봄날 새싹 돋아나듯 어김없이 방랑의 충동을 자극합니다.
홋카이도 여행은 겨울이 제격이고 조금은 번거롭더라도 열차로 떠나는 것이 제 맛입니다.
추운 날씨와 널뛰는 일기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도 포근한 온기의 차 내, 지정된 내 자리를 찾아 엉덩이를 붙이는 순간 안도 한숨과 편안함이 온 몸을 감싸고 돕니다.
이는 정시를 어기고 살짝 지체되어, 어쩌면 빈번해지는 겨울 열차 이용의 불편 따위에도 심기가 불편해지지 않는 방어적 행복의 극적 작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차여행은 어디 또는 무엇인가에 목적으로 두고 공간을 이동하는 지극히 뻔한 편의 이외 기다림과 설레임, 세상을 관조하며 일상에서 벗어나는 홀가분함이 더해져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이라 정확히 형용할 수 없는 열차가 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떠나는 길.
이는 먼 거리 여행일수록 열차의 공간 지배적 재미가 더해져 따끈한 차 한잔 마시고 한참을 차창 밖 세상과 공상 속을 헤매다가 살짝 졸고 난 달콤함 후에도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음을 인식한 순간의 행복이 가장 극적이며, 이 감정의 지속을 위해서는 따끈한 식사와 예약된 온천 숙소까지의 길이 목적지 하차 역에서 멀지 않은 지척의 순간이여만 합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일수록, 게다가 낮 시간이 짧은 겨울이라면 빠듯한 일정에 대한 욕심과 집착은 내려놓아 낯선 도시 겨울 거리의 이방인이 아닌 거기 사람들의 이웃으로 동화되어 작은 일상에 웃어넘길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땅의 약 85%에 500만명이 살아가는 홋카이도로의 겨울여행은 그야말로 훤하게 트인 광활한 설원을 달리는 묘미가 압권입니다.
이는 설국 니가타, 야마가타의 일본적이며 동화 속 스머프 마을과 같은 포근함, 아기자기함과 대비되는 파란 하늘과 하얀 설원으로 양분된 보다 자연적인 여백의 멋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산업적 개발이 늦어 자연색이 짙은 홋카이도는 큰 도시를 중심으로 거점을 정해 횡단과 종단식의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고, 본토를 포함한 이외 지역은 작은 간이역을 중심으로 잠시 내렸다 오르는 단거리 열차여행의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삿포로에서 동북쪽 끝자락 유빙(流氷(유빙))의 도시 아바시리(網走)까지는 열차로 5시간입니다.
그리고 로바다야키가 탄생한 신선한 해산물의 보고 쿠시로(釧路)까지는 또 3시간 가까이를 달려야 하는 거리라서 삿포로를 시작으로 시계 또는 반 시계방향으로 주유하는 코스가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켄과 메리의 나무, 크리스마스트리 나무로 알려진 라벤다 언덕의 비에이(美瑛) 까지는 삿포로에서 약 2시간, 겨울 적설이 풍부하고 누구나 동경하는 설경 또한 아름다워 여행의 마지막 경유지로 적합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낙농과 구황작물, 수산물의 최대 생산지에 걸맞게 각 도시별로 차별화된 스위트와 먹꺼리가 풍부해 어느 도시에 눌러 앉아도 하룻밤의 즐거움은 거뜬합니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하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기피감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그래도 내년 겨울 여행의 희망은 거두고 싶지 않습니다.
1950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72회째를 맞이하는 세계 3대 겨울축제의 하나라는 삿포로 눈축제가 올해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취소되었다는 소식 또한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난 몇 년간 다녀왔던 겨울 홋카이도 여행 중에서 열차를 중심으로 한 동선에 맞는 주요 거점과 설경을 중심으로 사진을 골라 보았습니다.
부디 잠시라도 지금의 답답한 겨울 일상에서 위안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어스름한 겨울 저녁의 오타루운하
오타루에선 스시를...
삿포로에서 아바시리로 달리는 차창
정차역
잠깐이라도 걷고싶은 설국의 눈 내리는 밤
노토로코(能取湖)의 영롱한 아침
그저 운에 맞겨야만 보이는 아바시리 유빙
아바시리 해안을 달리면서 샤리다케(羅臼岳) 감상
홋카이도 기차여행의 감초, 시레토코샤리의 삿포로 클래식
마슈역(摩周駅)
따스한 온천수가 흘러드는 곳으로 모여든 굿샤로코(屈斜路湖)의 백조
한편, 버스 소그룹 여행은 멈추고 싶은 곳에서 쉬어 갈수 있는 것이 매력
미호로토오게(美幌峠)를 지나면서...
홋카이도의 수산업 전진기지 쿠시로(釧路)에서 털게와 로바다야키
토카치목장의 자작나무길
오비히로 겨울의 일상
지극히 설국의 눈사람 택시적인 후라노(富良野)
비에이(美瑛) 마일드세븐 나무
후라노에 가신다면 꼭 오무카레 한번쯤은...
후라노를 떠나며...
불야성, 삿포로 라멘 골목
도로까지 하얀 삿포로 스스키노 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