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봄날, 고야.구마노고도를 다녀와서...
여행은 설레임 반, 기대 반, 이라는데 저의 경우엔 다녀온 후의 여운이 더욱 강열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 여행은 이미 3주전에 다녀온 여행임에도 계속 기억을 일깨워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인지 "그래, 그 순간 참 좋았구나~!" 하면서 혼자 웃음 짓습니다.
사실 어제 북경 인근의 산행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행하신 어느 신사분께서 스푼과 함께 한 여행 중 고야산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일본, 제법 많이 다녀 봤는데 그런 곳이 있는줄 몰랐다면서 말이죠.
순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요즘 저희가 "스푼 스타일의 여행" 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게 되는데 바로 이런 여행이 "스푼 스타일의 여행"이라 할수 있겠구나!
올 봄 날씨는 참 변덕스러워서 아침 출근길 복장 선택이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적당한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그야말로 春來不似春 이예요.
하지만 우리의 진정한 봄날은 피부로 찾아오는 기다림이 아니라 마음으로 먼저 다가서는 포근한 여유에서 오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제 아무리 변덕스런 봄날이라도 저는 앙상한 늦가을이나 꽁꽁 얼어붙은 겨울날 보다 새싹 푸릇하게 피어나는 봄날을 몹시 사랑합니다.
모두의 우려대로 이러다가 금방 더워질 순간 머지 않았어요.
그러하니 지금 추억할 꺼리를 자꾸만 만들어야 내년 봄날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삼나무와 편백나무로 빼곡히 채워진, 깊은 숨 들이쉬면 절로 건강해질 것 같은 고야산과 구마노고도의 달콤한 숲길을 걷고 왔습니다.
길 중간에는 포근한 양지에 자리잡은 작은 산간 마을도 지나는데 텃밭에는 벌써 따 먹어도 좋을 만큼 상추가 자라났더라구요.
따끈한 차 한잔과 구마노벤(도시락)으로 벚꽃 그들에서 실컷 수다를 떨며 점심을 먹었는데 그 순간의 하늘은 어느때 보다 파랗고 투명하더라구요.
운 좋게도 와카야마성의 벚꽃 만개와 때를 맞춰 꽃으로 치장한 성곽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호텔에 머물렀는데 이 순간이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구요.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벚꽃의 고성(古城) 산책을 나섰는데 이 사랑스런 봄날은 모두에게 골고루 전해지고 있더라구요.
이미 다녀오고 시간이 좀 지났지만 그래도 꼭 그 순간 너무 좋았다고 떠들고 싶었어요.
스푼은 오는 가을 너무 늦지 않게 다시 고야산과 구마노고도로 떠납니다.
물론 내년 봄 역시도 절대 거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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