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2000)
어떤 언어로던 여러분과 소통을 하고 싶었습니다.
함께 했던 따스한 지난 봄날을 추억하며 다가올 봄도 꼭 그래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실어봅니다.
혼란스런 지금의 순간을 거뜬히 이겨내고 그때의 그 봄을 다시 기약할 수 있는건,
그동안 아름다운 여러분을 만난 덕분입니다.
아름다운 싯구로 향기로운 하루를 열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희석님과
스푼과 함께 떠날 그 행복의 순간을 고대하며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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