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하코다테에서 니세코로 가는 길...
장시간의 기차여행이 오히려 행복했는데...아이들한테는 고역이었나봅니다.
하코다테역을 출발하기전 신이 나 특별공연까지 마다않던 녀석들...!!
어떤 일에든 시작의 순간은 사람을 설레이게 합니다.
...... 출발,
차창을 활짝 열수 있는 재래선을 탔습니다.
도착이 다소 늦어지지만 출발이 빠르니...그다지 큰 손해는 아니라 싶었습니다.
열차 안에서 느끼는 맞바람에는 싱그러운 풀내음과 햇살이 함께 녹아 있었답니다.
빨리 달리는 세상에서 소외된 인적없이 느려터진 재래선에서 큰 녀셕이 부쩍 자랐음을 느꼈습니다.
세 녀석을 동시에 집중 시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눈 부신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각자의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오샤만베(長万部)에서 오타루행 열차로 갈아타면서...
예정보다 7분 늦게 출발한 열차는 분주하게 서두른 결과 정시에 굿찬(倶知安)역에 도착했습니다.
요테이산이 보이고 언젠가 본 적있는 풍경들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다 와 가는구나"하는 안도와 기대감이 모두의 표정을 바꿨습니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집은 인터넷에서 보았던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오리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으례 사진보다는 못한게 당연하다는 잘못된 생각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막내는 내일도 꼭 여기서 자자면서...스르르 눈을 감았습니다.
오늘의 가장 행복한 순간의 표정을 이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짧은 하룻밤을 지내고 일찍도 날이 밝았습니다.
서울보다 한 시간 이상 일찍 밝고 어두워 집니다.
앞서 말했듯...
아침 산책중에 만난 이 풍경에서 오래전의 가고시마 사쿠라지마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니세코에 있어 요테이산은 빠뜨릴 수 없는 상징적인 것입니다.
습관처럼 항상 시선에 매달고 다니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표정에만 신경을 쓰게 되는거죠.
잡풀이 무성해 한동안 사람이 머물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루비샬레...한 달 동안의 우리집,
그런데 아이들 뛰어노는 것을 보고 생각은 금새 바뀌었습니다.
언제부터 꽃이란 존재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배려와 표현으로 사용되었을까...!
욕심껏 한 움큼 풀꽃을 꺽어 쥔 손을 저에게 내밀며 선물이랍니다.
저는 왼쪽 귓전에 꽃을 꽂아 가장 행복한 미소로 답을 했습니다.
집 앞에 놓인 커다란 바위 두 덩어리를 보며 나오시마의 이우환 미술관을 떠올려봅니다^^
모노파의 창시자...^^
※ 본 게시물은 네이버카페 브라이트스푼(https://cafe.naver.com/jpinside)에서 옮겨 온 글이며
작성일은 2012.07.18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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