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아니 나리분지 다녀왔습니다
결항과 멀미의 우려 때문에 포항에서 크루즈로 울릉도 다녀왔습니다.
배 안의 풍경이야 중국이나 일본여행 다녀오면서 한번쯤 경험해 보신 분이라면 상상이 되실껍니다.
이게 중국으로 가는 배인 건지, 울릉도로 가는 건지, 하여간 우리가 맨날 욕하던 중국사람 처럼 행동하는 한국사람 참 많습니다.
하여간, 그건 중요치 않고 이번 울릉도 여행은 참 잔잔한 고마운 아름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 독도에 다녀온 몇몇 분은 멀미 때문에 고생을 좀 하신 것 같은데...이 또한 나리분지에 닿는 순간 모든 번민이 한꺼번에 사라졌을 것으로 믿습니다.
작정하고 나리분지의 그 숲에 집중하려고 떠난 여행이었는데...역시나, 나리분지 최고입니다.
세상에 그런 수종의 아름다운 숲과 꽃밭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5월이면 선갈퀴하얀꽃, 큰두루미꽃, 윤판나물아재비 등이 나리분지만이 아닌 성인봉까지 차례대로 모두 덮어버리니까요.
나리분지에 여장을 풀고 이틀을 묵으면서 나리분지를 매일 한번씩 사흘간 총 세번을 걸었습니다.
첫날은 햇님을 머리 위로 이고 걸었고 나머지 이틀은 이른 새벽 평소 가까운 공원에 운동 나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산책을 즐겼는데, 정말, 진정으로 최고였습니다.
상상해보세요.
나리분지에서 숲으로 슬며시 드리워지는 일출의 순간을 맞이했으니까요.
인적없는 새벽의 고요한 숲은 온전히 우리들 차지가 되는겁니다.
그리고 똑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어제, 그제 만났던 그 나무와 꽃, 풀, 새들이 매번 다른 모습 다른 소리로 노래하거든요.
세번째 걷는 순간까지도 그 숲은 익숙한 포근함이 아닌 새로운 신선함이 더 지배적이였고 하루쯤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간절했어요.
이렇게 매일 아침 나리분지를 산책하려니 당연히 아침밥은 나리촌 식당에 대놓고 먹었고 한번의 점심과 저녁도 그곳 같은 집에서 해결했습니다.
나물이란게 되쳐도 먹고 무쳐도 먹고 비벼도 먹는데 그렇다고 나물 반찬이 물릴리가 있겠습니까?
울릉도 가서 회 한사라에 참이슬 찾는 사람도, 봉래폭포, 관음도 고집하는 사람도, 나리분지 한번 가 봤으니 그것으로 됐다는 사람도 모두 참 재미없고 촌스런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온종일 나리분지만 걸은 것은 아닙니다.
여기가 천국이구나 하고 이장희씨가 눌러 앉았다는 울릉천국도, 한국을 대표하는 천하의 절경이라는 대풍감도, 아름다운 저동 바닷길과 독도가 보인다는 내수전 전망대, 고종때 이규원이 울릉도에 첫 상륙했다는 학포해안까지 모두 빠짐없이 둘러보았죠.
나리분지에서 소풍 나가듯 말이죠.
그리고 농장과 직거래 한다는 집에서 울릉도 약소 외식도 했고, 찐 맛집에서 따개비 칼국수와 물회도 먹었습니다.
아, 울릉도 오징어는 태하 것이 최상이라는데 우리는 운 좋게 직접 잡는 어민을 만나 최상품을 갯 했고, 우리동네(나리분지)로 돌아오는 길 엿 공장에 들러서 입안에 들러붙지 않는다는 호박엿과 달콤한 조청도 맛보았습니다.
참 희안하게도 그들이 우리를 피한 것인지 우리가 바보처럼 여행한 것인지 봉래폭포에서 마지막으로 헤어진 그 많던 관광버스와 인파는 이후 돌아오는 배에 오르기 전까지 다시는 만날수가 없었어요.
황홀했던 그때 그 사진 몇장 소개해 봅니다.
계절 참 좋고 매일매일이 눈부신 하루지만 그래도 나리분지만은 못합니다.
See you~^^
와우 울릉도를 20번이나 다녀오셨다니 !!
너무 멋진 경험이셨겠어요ㅎㅎ
회원 가입하고싶어요.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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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