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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y's윌리가 전해드리는 계절, 생각 그리고 여행의 향기

윌리 이야기

작성자윌리

일본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나가노현 북알프스, 아즈미노)

작성일 22-07-1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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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합니다.

윌리와 선발대 0명은 2022년 07월 06일부터 10일까지 4박5일간의 일본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음을 여러분께 신고합니다.

 

나머지 여행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아베신죠(安倍晋三) 일본 전총리의 불운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처음 이 소식을 접한 건 기대했던 우쓰쿠시가하라(美ヶ原高原) 고원미술관을 감상하고 간단히 점심을 챙긴 후 말쑥하게 잘 뻗은 침엽수림과 신비로운 자작나무가 자연스럽게 뒤섞여 뭉게구름과 눈높이를 맞추어 도열한 하늘 길 비너스라인을 달리던 차 안, 누군가의 검색에서 튀어나온 속보를 통해서였습니다.

순간 차 안은 잠시 짧았지만 묵직한 침묵이 흘렀고 심정지 상태라면 사망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걸 모두가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머지않아 그의 사망 소식이 들려왔고 동시에 아내와 지인들로부터 일본을 여행 중인 우리들의 안부를 묻는 문자가 도착했는데 솔직이 그때 우리 주변은 지극히 평온했고 우리 주변을 감싼 일본인들 역시도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에 전념했을 뿐 다른 어떠한 이상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우쓰쿠시가하라 고원미술관은 해발 2,000m의 광활한 고원에 위치한 놀라운 오픈 스페이스 미술관입니다.

우선 그 산상의 미술관으로 연결되는 하늘길의 이름이 비너스라인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고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파란 하늘빛 하얀 뭉게구름과 대비되는 경계의 강렬한 붉은빛 조형물, 뮤지엄 산의 입구에 서있어 익숙한 안렉산더 리버만의 “lliad JAPAN”이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시간 이상은 족히 걸으며 감상할 수 있는 엄청난 넓이로 우리는 운동을 겸한 각자의 자유로운 작품 감상에 돌입했고 만나는 시간을 미리 정해 서로를 배려했습니다.

 

우리의 이번 여행은 첫날 일정을 제외하곤 전부 나가노현의 중남부를 중심으로 짜여졌습니다.

나가노현은 섬나라 일본에서는 드물게도 바다와 접하지 않은 내륙 도서로 산악지대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북알프스, 중앙알프스 등이 나가노현에 상당수 속해 있을 뿐 아니라 카미코치(上高地), 노리쿠라(乗鞍), 하쿠바(白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산악 지명 모두 나가노현에 속하며 실제 현의 삼림 분포는 무려 78%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런 깊숙한 촌구석 나가노현에는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인구 200만명에 크고 작은 미술관, 박물관이 무려 345개, 2위 홋카이도 500만명(331개), 3위 도쿄도 1400만명(312개)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숫자인지 가늠이 되실껍니다.

그러니까 일본의 미술관, 박물관의 10%가 인구 1.6%가 사는 나가노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과 자연,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번 여행길 대부분이 숲과 자연, 자연과 예술일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담백한 신슈소바(信州蕎麦), 알싸한 生와사비 맛, 온천 후의 나마삐루(생맥주) 한잔, 가이세끼 저녁식사와 차가운 사케(酒)까지, 정말 인간적 예술 향연의 연속입니다.

 

아즈미노(安曇野)는 이번 우리 여행의 베이스입니다.

나가노현에서 가장 나가노적인 아름다움과 여유를 품은 곳이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깨끗한 청정 용출수에서만 자라는 와사비의 일본 최대 산지가 이곳에 있고, 포도, 사과, 복숭아, 메론 등의 과일이 풍부하며 근사한 풍경의 카페와 미술관, 맛집이 즐비하죠.

그야말로 머물러 보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아쉬운 발걸음은 에도(도쿄)에서 교토를 오가는 사람들이 걸었던 옛길 나카센도(中山道)의 67개 숙박 마을 중 가장 잘 보존되어 옛 풍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나라이쥬쿠(奈良井宿) 거리와 일본의 최초, 첫번째 휴양림인 아카사와(赤沢) 자연휴양림을 걸으며 달랬습니다.

메이지시대(明治時代)에는 황실의 소유였고, 이후 국유림으로 보호되면서 전쟁과 전후 전국적 개발 붐 속의 대대적인 벌목으로부터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는 이 히노키(檜), 편백숲은 도시락 싸가지고 들어가 하루 종일의 시간을 지내도 아쉬움이 남을 최고의 가치입니다.

여행의 마지막 또한 정말 극적이였습니다.

걷기를 마치고 나고야로 달리는 아늑한 차 안에서 우리는 그동안 꾹 참아줬던 고마운 빗님의 강림 순간과 마주하게 되는데 세상에 그런 폭우와 아우성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카타르시스의 절정이였습니다.

게다가 여행의 마지막 만찬주가 절묘하게도 아베씨가 생전에 즐겼고 좋아해서 재임 동안 외빈 만찬주로도 올렸다는 그의 고향 야마구치현(山口県)의 명주 닷사이(獺祭).

오랜만에 인파로 북적이는 나고야 도심의 토요일, 호된 소나기에도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토요일 밤의 열기에 녹아 든 시골 쥐들의 여행 마지막 파티와 축배에서 우리는 회심의 기쁨과 아베신죠 전 총리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함께 담을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하고 감동적인 오랜만의 행복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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